💬 이번 호 이야기
#Thinking
쓰기, 나와 세상에 말 걸기 #Reading
① 경추 T5와 T6 사이의 불편함 (본주 극작가·연출가) ② ‘쓰기’에서 ‘하기’로: 텍스트-비평-하기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Talking
겨울 시즌 프로그램 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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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나와 세상에 말 걸기
구독자님,
우연히 본 어떤 문장이 정확하게 내 마음을 표현해준다고 느낀 적 있으세요?
우리가 읽고 쓰는 텍스트는 몸과 마음을 지나며 흔적을 남깁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쓰며 생긴 통증도, 불편한 기억을 꺼내는 결심도, 세상과 나 스스로를 마주하는 힘으로 이어지지요.
이번 호에서는 ‘쓰기’가 어떻게 우리에게 용기가 되고, 작품 바깥의 대화로 이어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내 손으로 써 내려간 문장 한 줄이, 문장을 둘러싼 촘촘한 맥락과 연결되어 의미를 만들어내는 즐거움 ㅡ Studio DAC에서 이번 계절 구독자님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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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추 T5와 T6 사이의 불편함
본주 극작가·연출가
#희곡쓰기 #목디스크 #불편함 #현침살 #자전적이야기 #리클라이너 #펜과칼 #불편한쓰기
올해 봄에 연습실에 있던 리클라이너 의자를 작은 경차에 꾸역꾸역 실어 집으로 옮겨왔습니다. 제자리 없이 떠돌던 책을 담을 책장과 노트북 거치대, 사무용 베개도 새로 들였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나쁜 자세로 글을 쓰던 습관 끝에 목디스크가 탈출해서 팔을 들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서야 비로소 ‘쓰는 나’를 위한 친절한 공간을 마련한 셈입니다. 몸이 한결 편해지자,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자책하면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얼마나 불친절했는지 깨달았습니다. 희곡을 쓰는 일이 장시간의 육체노동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삐딱한 자세로 쌓여온 검열의 피로가 경추 5번과 6번 사이의 통증으로 고스란히 남아버렸습니다.
봄에 발표한 두산아트랩 낭독공연 <8월, 카메군과 모토야스 강을 건넌 기록>에서 유년기의 집단 따돌림 이야기를 희곡으로 쓰며, 저를 괴롭혔던 가해 학생이 관객으로 올 확률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극장에서 마주친다면, ‘웃으며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아니면 모른 척하며 냅다 화장실 칸으로 들어갈까?’ 혼자 상상했습니다. 쓰고 무대를 지켜볼 용기는 있지만, 삶에서 만날 용기는 아직 없었나 봅니다. (중략)
처음 희곡을 무대에 올렸을 때는 제 안에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이 반가워 스스럼이 없었는데, 요즘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또 다른 사려와 용기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만큼 책상에서 보낸 시간이 경추 사이사이를 짓눌렀나 봅니다. 건강하지 못한 화자로 관객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일상의 용기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저 쓰는 것은 비겁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쓰기 위해 꺼냈던 용기가 극장과 극장 밖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큰 대담함이 필요했습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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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에서 ‘하기’로: 텍스트-비평-하기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오늘의주인공 #비평 #텍스트_작품_관계 #뒤섞인텍스트 #의미 #조연아닌주연으로
이런 고민에 잠겨 있습니다. 의미는 작품에 내재하는 걸까요? 아니면 읽음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둘 중 한 가지 방식으로 의미가 이루어지지는 않겠지요. 단지 뭐랄까… 의미라는 게 읽는 사람의 욕망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의미는 어떤 것에 내재한다고 믿는 그것을 향해 구심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중심으로 원심력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저는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비평은 ‘의미’에 가까이 있는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텍스트란 무엇일까요? 짜다, 직조하다 등의 뜻을 지닌 라틴어 texere에서 유래하는 ‘텍스트’는 문학적으로는 작가/작품을 초월하여 작품에 개입하는 의지가 생성하는 어떠한 것, 무언가를 구축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텍스트는 ‘하는’ 것이지요.
최근의 이벤트라 할 만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까요. 저는 ‘비평’이 텍스트의 ‘주인공’으로서 의미 생성에 개입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낼 수는 없을지 골몰하고 있습니다. (중략) 가정하건대 저는 비평을 주인공으로 하는 전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작품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작품’이라고 믿는 형식으로 제출된 어떠한 것입니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그것을 ‘작품’으로 만드는 대단히 많은 의도와 텍스트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전시 개요, 작품 설명 등의 내용-텍스트부터 서체, 크기, 단락의 설정 등 형식-텍스트의 요소까지가 그렇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것들이 작품을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중략) 어떤 것에 대한 설명 혹은 해석이 한 작품의 의미를 이끌어내거나 그것을 특정한 방식으로 읽는 방법을 제안한다는 것이지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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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Studio DAC 교육 프로그램 재편 2025년 10월부터 Studio DAC 교육 프로그램은 '아트 클래스'로 통합 운영합니다. 그동안 아트 클래스, 리딩 클럽, 스몰 토크 등 서로 다른 이름으로 만나왔던 프로그램을 두 가지 유형으로 재편했어요. 앞으로 ‘아트 클래스’ 안에서 더욱 풍성하게 예술을 경험해보아요🙌
▪️아트 클래스 – 창작: 예술 창작과 탐구를 바탕으로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워크숍 ▪️아트 클래스 – 토크: 예술 감상과 비평, 창작자와의 대화와 교류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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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아트 클래스–창작 10.-11. 가장 능동적인 독서 방법은 무엇일까요? 읽은 후에 내 생각을 정리해 보거나 ‘나도 저런 글을 쓰고 싶다’라는 동경의 마음을 넘어 직접 글을 써보는 일 아닐까요. 텍스트를 더 깊이 경험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10-11월 아트 클래스는 TEXT-쓰기를 주제로 준비했어요. 희곡, 에세이, 비평 총 세 개의 클래스를 각각 본주(작·연출가), 구달(에세이 작가), 선우은실(문학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사소한 나의 일상이 흥미로운 글이 되고, 다른 사람과 사회에 말을 건네는 글로 확장되는 순간을 맛보게 될 거예요. 이번 가을, 쓰기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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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 투어 10.16-10.17
10월, 이야기와 함께 극장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부터 두산아트센터 투어는 단순한 이동과 설명이 아닌, 스토리텔링 기반의 관객참여형 연극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 <걷는 객석: 극장의 조각들> 투어에서는 윤 배우의 데뷔 50주년 기념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극단 막내 배우 지영씨의 안내로 극장 곳곳을 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의 등장인물로도 참여합니다. 공연 관객으로는 접하기 어려웠던 공간을 돌아보며 극장과 공연에 대한 기억과 서사를 직접 체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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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두산아트스쿨: 미술 11.4-11.25 11월에는 전원경 예술 전문 작가의 강연 ‘예술, 역사를 만들다’가 찾아옵니다. 종교개혁,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벨 에포크를 배경으로, 그 시대에 탄생한 미술·음악의 걸작들을 살펴봅니다. “뛰어난 예술 작품들은 예외 없이 그 작품이 탄생하던 당시 시대의 요구와 목소리를 담고 있다”라고 하는데요. 정말 예술이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요? 반대로 역사는 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연강홀에서 함께 답을 찾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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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ido DAC POST 6호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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