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udio DAC POST｜07. TEXT

📖 Studio DAC POST｜07. TEXT - 읽기

2025. 11. 5.

📖 Studio DAC POST｜07. TEXT - 읽기

07호.

2025.11.05.

❝ TEXT ― 읽기 ❞

💬 이번 호 이야기

#Thinking

읽기, 문장을 따라 걷는 마음
#Reading

① 호흡을 따라가며 상상하다 보면 가끔 짜릿합니다 (김도영 극작가)
② 마음대로 읽지 말고 마음을 읽기 위해 (박혜진 문학평론가)

#Talking

Preview 아트 클래스–토크

Rewind 두산아트센터 투어 · 아트 클래스–창작

📢구독자 분들께 알립니다

구독자님의 올해의 콘텐츠가 궁금해요!

12월 Studio DAC POST는 구독자 분들과 함께 한 해를 결산하는 특집호로 꾸립니다.

'올해의 OO' 을 작성하며 2025년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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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읽기, 문장을 따라 걷는 마음

구독자님, 책을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지 않으신가요?
‘내가 지금 이 문장을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

좋은 독자가 되려는 마음은 때로 읽는 즐거움을 방해합니다. 어려운 글일수록 '나랑은 안 맞네' 하며 포기하고 싶고, 권위 있는 해석에 기대고 싶어지죠. 하지만 길을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어쩌면 그때 진짜 읽기가 시작되는 걸지도 몰라요.
이번 호에서는 ‘읽기’를 향한 두 가지 길을 함께 걸어봅니다. 텍스트를 내 방식대로 재단하지 않고, 문장 속 마음에 닿아보려는 읽기, 그리고 활자 사이에서 들려오는 호흡을 따라 음미하고 상상하는 읽기.
서로 다른 길 같지만 결국 같은 곳으로 이어져요. 타인의 마음을 만나고, 그 안에서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으로요. 그 여정에서 구독자님만의 탐험과 표류를 만끽하기를 바랍니다⛵

Reading. 1

호흡을 따라가며 상상하다 보면 가끔 짜릿합니다

김도영 극작가

#시 #행간 #침묵살리기 #읽기도훈련 #희곡읽기 #호흡의언어

대학에 다닐 때였는데, 시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각종 시집들을 참 열심히도 읽었지요. 심지어 시집 한 권을 다 읽는 데 30분도 채 안 걸렸습니다. 시 한 편에 고작 30초에서 길어야 1, 2분이면 완독 끝.

시는 어떻게 읽는 것인가.
음미하라고 하더군요. 언어를 음미하고, 행간을 들여다 보라고.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로 그저 느리게 읽어봤습니다. 음미도 모르겠고, 행간을 어쩌라는 건지!
한참 시간이 흐르고서야 쬐끔 알게 됐습니다. 제가 비슷한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쓴 희곡을 공연하기 위해 연습하던 중에 배우에게 살포시 이런 부탁을 했더랬습니다. 지시문에 적힌 ‘침묵’을 조금만 더 살려달라고. ‘읽는다’는 것은 ‘쓴다’는 것만큼 훈련이 필요했던 걸지도요.

그렇다면 희곡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전 아직도 그리스 비극과 몇몇 고전 희곡들의 재미를 잘 모릅니다. 그리고 여전히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을 늘어놓지요. 기대한 것보다 시시하다고. 별로 재미가 없다고.
희곡을 읽는 건 무너진 건축물을 바라보며 상상하고 한 편의 시를 읽는 것과 참 닮았습니다. 그래서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그들이 뱉는 말 이면의 마음을 상상합니다. 말맛의 호흡을 쫓아 읽어 나가다 보면 그 끝에서 돌연 ‘침묵’의 지시문을 발견하고, 나도 거기서 호흡을 멈출 땐 가끔 정말이지 짜릿합니다. (후략)

이어서 읽기

Reading. 2

마음대로 읽지 말고 마음을 읽기 위해

박혜진 문학평론가

#텍스트읽기 #한국문학 #김수영 #모험과방황 #좌절과의지 #자기만의방식으로읽기

이야기가 곧 소설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소설의 일부가 맞지만, 이야기가 곧 소설은 아닙니다. 이야기만으로 소설이 성립되지 않듯 이야기가 없다고 해서 소설이 아닐 수도 없죠.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고 재밌기만 한 일도 아닙니다. 훈련이 필요하고 지식도 필요한 일입니다. 저는 ‘당신이 느끼는 게 맞다’는 식의 ‘자기 만족적 읽기’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우 우려합니다.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건 한 길 사람 속을 탐험하는 것처럼 지난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로, 문학작품을 잘 읽는 사람은 한 길 사람 속도 잘 꿰뚫어 볼 것입니다.

저는 민음사 한국문학팀에서 일하는 편집자이자 문학평론가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많은 책을 만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김수영 시인의 책을 가장 많이 만들었습니다. 김수영은 ‘시인들의 시인’ 또는 ‘한국 현대시의 뿌리’라고 불립니다. 과장된 표현만은 아닌 게, 김수영은 드물게 독자가 있는 한국 고전 작가입니다. 기형도 전집과 더불어 스스로 호흡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 전집이 『김수영 전집』일 것입니다. 그의 책을 만들며 많은 사람들이 김수영을 아끼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독자들을 만나 보면 김수영만큼 ‘이해’받지 못하는 시인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난해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제가 봐도 무슨 말인지 아리송한 시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김수영을 읽는다고 할 때 실제로 그들이 읽는 것은 무엇일까? (중략) 그의 시는 난해했지만 그 난해함을 저의 방식으로 ‘읽어 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그가 쓴 산문에 있었습니다. (후략)

이어서 읽기

Talking.

Preview
아트 클래스–토크 12.5-12.19
올해는 꼭 도전해 봐야지 다짐해 보고 여러 번 집어 들었다가도 금세 내려놓게 되는 암호 같은 글이 있나요? 텍스트 앞에서 막막해졌던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해, 12월에는 혼자 읽기 어렵게 느껴지는 시, 문학 비평, 희곡을 주제로 창작자들이 경험한 읽기의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이훤(시인∙사진가), 박혜진(문학평론가), 김도영(극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텍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낯선 글을 펼쳐볼 용기를 얻게 될 거예요. 이번 포스트를 읽고 더 잘, 더 즐겁게 읽는 방법이 궁금해졌다면 Studio DAC에서 함께해요🍷✨

TEXT-읽기 예약오픈 (11.21 금 16시)

Rewind
두산아트센터 투어 10.16-10.17
한 편의 연극으로 극장 곳곳을 돌아보는 두산아트센터 투어! 윤 배우의 데뷔 50주년 기념회를 배경으로 백스테이지를 포함한 극장의 다양한 공간을 돌아보았어요. 무대 위에 올라 텅 빈 객석을 바라보기도 하고, 무대 뒤편의 사람들을 상상해 보기도 했지요. 나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만으로 이미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극본과 연출, 두 배우의 열연, 관객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즐겁고 신선한 투어가 되었어요. 이번 투어를 놓쳐서 아쉬웠던 분들은 내년을 기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Rewind

아트클래스–창작 '쓰기-희곡' 10.24-10.31

본주 작가의 쓰기-희곡 클래스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되어 쓰기를 주저했던 분들에게 자전적인 이야기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허구적 장치를 통해 속에 품고 있던 말을 꺼내 놓은 후, 질문을 던지고 수정을 거듭해 시대를 향한 말로 다듬자 나의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닿게 되었어요. 고립이 아니라 연결을 위한 쓰기를 배웠지요. 매 회차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듣는 참여자들의 모습에서 희곡 쓰기를 향한 열의가 느껴졌어요. 클래스 종료 후에도 각자의 희곡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