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udio DAC POST｜04. 비우는 쉼

2025. 7. 2.

4호.

2025.07.02.

❝ 쉼 ❞

비우는 채우는

💬 이번 호 이야기

#Thinking 비우면 비로소 채워지는 것들

#Reading 도망치기가 아니라 멈추기 (김수정 연출가)

#Reading 하루하루 미완성 (심완선 SF평론가)

#Talking 교육 프로그램 Preview & Rewind

#Watching Studio DAC 1주년 퀴즈 정답 공개!

🙂 Thinking

비우면 비로소 채워지는 것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여름입니다☀️ 점점 빨리 찾아와 늦게 물러가는 더위에, 담당자는 올해도 여름휴가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여름휴가를 뜻하는 단어 ‘바캉스(vacance)’는 ‘비어 있음’을 뜻하는 라틴어 ‘vacatio’에서 왔다지요. 우리는 참 많은 것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할 일과 걱정, 넘쳐나는 정보… 이런 것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여백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휴식의 시작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쉬고 비우시나요? 이번 호에서는 나만의 쉼의 장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연습하거나, 몸을 씻거나 또 좋아하는 게임에 접속하는 일상의 작은 행위를 통해 빈틈을 만들고 새롭게 감각해보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러분만의 '쉼과 비움'의 순간을 발견하고, 그 여백을 통해 비로소 채워지는 시간들을 상상하고 만들어 보시길 바래요.

**8월 Studio DAC POST도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길고 뜨거운 여름, POST도 잠시 멈추어 쉬고 9월에 다시 찾아올게요!

📜 Reading

도망치기가 아니라 멈추기

김수정 연출가

#태국 #맵고달고짠 #쉼의장소 #아무것도하고싶지않아

저의 첫 해외여행은 히말라야였습니다. 작업이 힘들던 20대 초반의 어느 날, 모든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어 한국을 떠나고 싶었고, 당시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히말라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히말라야를 오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왜 내 돈을 들여 이런 생고생을 하고 있지?’ 히말라야는 저에게 적절한 쉼의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국 방콕이라는 곳을 경유했고 신세계를 만났습니다. 그게 시작이 되어 저는 지금까지 20여 년간 되도록 매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태국에 가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엔 방콕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더 남쪽으로, 남쪽으로, 그리고 지금은 태국 최남단에 있는 외딴섬이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쉼의 장소입니다.

저는 왜 태국에 가는 것일까요?

아토피가 심한 저에게 태국의 습도와 온도는 건강한 피부를 제공합니다. 맵고 달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저의 입맛에 태국 음식은 딱 맞습니다. 바다를 좋아하고 추운 것보다 더운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태국은 안성맞춤입니다. 한국보다 물가가 저렴한 태국은 연극을 하는 저에게 부담이 덜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알아보는 사람도, 제가 신경을 쓸 사람도 태국에는 없습니다. (중략)

태국에 가면 전 돌아다니지 않고, 늘 가던 조용한 그곳으로 가서, 한자리에 멈추어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생각하기, 생각하기, 또 생각하기를 하게 됩니다. 주로 하는 생각은 ‘연극이 내 삶을 끌고 가지 않고, 내가 내 삶의 일부인 연극을 끌고 가야 하는데 주부가 바뀐 것은 아닐지? 올해는 또 어떤 공연이 내 몸을 통과했고, 나는 그 공연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내년엔 또 어떤 이야기를, 어떤 작품으로 하고 싶은지?’ 생각합니다. 그리고 친절한 자기계발서를 꺼내어 읽기 시작하며 나라는 사람을 소중하게 안아줄 시간을 가집니다. (물론 이 과정이 늘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계속 읽기

하루하루 미완성

심완선 SF평론가

#손씻기 #개운開運 #우울은수용성 #빈틈 #빈칸일정표

씻는 것은 생산적일까요. 경험상 그런 것 같습니다. 어느 작가는 글을 쓰다 막히면 꼭 양치하러 일어난다고 했어요. 혹은 공부하기 싫을 때 운동하고 씻고 나오면 그렇게 의욕이 되살아난다지요. 오래전에 읽었던 에세이 중에는 자신은 샤워할 때 창의성이 넘치고, 그 시간 덕분에 반짝이는 생각으로 가득해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손 씻기도 마음을 개운하게 하죠. 마작 같은 게임을 할 때 운이 나쁘면 손을 씻으러 가라더군요. ‘개운開運’하라고요. 정말 운이 트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분 전환은 되겠지요.

우울은 수용성이라는 농담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씻으면 신기하게도 무거운 감정이 같이 씻겨 내려갑니다. 부정적인 생각의 연쇄를 싹 쓸어버리는 효과도 있죠. 우리는 하던 일을 내려놓고, 흐름을 끊고, 머리를 비움으로써 도리어 가득 차오를 준비를 합니다. 생기, 활력, 의욕, 창조성, 무엇보다 가능성이 들어찰 자리를 만들어요. 그래서 생활하고 작업하는 사이사이 일부러 빈틈을 두어야 하는 거죠. 잘 비워야 잘 찬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중략)

저는 올해 정말 몇 년 만에 텅 빈 시간을 누렸습니다. 한동안 일정표를 깨끗한 빈칸으로 만들었어요. 중간을 툭 끊어냈죠. 정해진 일과라면 기껏해야 어느 평화로운 게임에 접속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들어가서 동물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주변을 돌아다니며 채집을 하거나… (중략)

덕분에 한동안 일을 많이 못 했습니다. 게으르다면 게으른 생활이었어요. 바보 같다면 바보 같고요. 나중에는 밀린 방학숙제를 개학 직전에 몰아서 해치우듯 끙끙댔거든요. 그래도 개운해졌어요. 불안이나 초조함을 한 번 싹 씻어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이때쯤이 즐거운 장면으로 남을 것은 확실해요. 이왕이면 개운開運도 했다면 좋겠네요.

계속 읽기

🌳 Talking

🎥 뚝딱뚝딱! 교육 공간, Studio DAC 제작 현장🔥✨

오픈 1주년🎉 Studio DAC 공간 탄생 비하인드
1탄. 공간이 필요해

교육매니저 D 두산아트센터

#프로젝트노마드 #남의집 #드디어때가됐다 #답사 #힌트

두산아트센터 교육 프로그램 담당자입니다. Studio DAC가 첫 돌을 맞아 이 공간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짝 들려드릴까 해요.

연강홀에서의 대중강연 외에 소규모 창작형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무렵, 교육 전용 공간이 없었던 터라 담당자는 여러 공간을 옮겨 다니며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했습니다. 두산아트센터 내 라운지, 공연팀의 연습실은 물론 외부 연습실, 문화공간, 극장 등 모임을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혹은 워크숍 공연 발표를 할 수 있는) 대안공간을 찾아다녔어요. 디지털 노마드처럼 프로젝트 노마드가 되어 어떤 공간에서 우리 프로그램을 해야 잘 어울리고,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여러 장소를 경험했지요. 장소가 바뀌면 짐도 새로 싸고, 구현하는 방식도 새롭게 고민했습니다.

사용 가능한 일정, 너비, 채광, 두산아트센터에서의 거리, 공간 자체의 매력 등등 놓치고 싶지 않은 여러 조건을 생각하면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지만 몇 년 간 꾸준히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다행히 프로그램이 잘 자리잡아 두산아트센터 교육 프로그램이 새로운 시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관객분들이 직접 창작을 경험하거나, 조금 더 가까이에서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더 많은 프로그램으로 만나기로 결정했고, 공간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공간 답사’였어요. 예술적 영감을 주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진 곳, 접근성은 좋은지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가 생각하는 '커뮤니티형 교육 공간'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한 공간’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다양한 공간을 다녔어요. 이후에는 '기획'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이어졌죠 🤔

(이어서 5호에서 2탄 계속 →)

Preview
두산아트스쿨: 창작 워크숍 7.3-8.9
내일부터 13기가 시작됩니다! 올해로 7년 차를 맞이한 창작 워크숍은 청년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에요.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아티스트가 예술 창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최종적으로는 참여자들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번 13기는 배해률 극작가, 정진새 연출, 성수연 배우와 각각 희곡, 연기∙연출, 연기∙제작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모든 참여자가 직접 창작하고 실연하기까지의 과정을 거치게 될 텐데요, 이번에는 또 어떤 작품들이 탄생할지, 함께 보낼 여름이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Preview

두산아트스쿨: 공연 8.11-8.14
무더운 여름, Space111로 짧은 휴가 어떠세요? 8월 11일부터 14일까지 공연예술 창작자들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제는 ‘극장, 경계와 확장’으로, 공연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며 극장 공간의 의미를 재정의해 보고자 합니다. 강보름 연출, 설유진 연출, 여기에 있다(창작집단), 이홍도 극작가가 함께할 예정입니다. 공간의 재해석, 관객 참여 확대, 배리어프리/배리어컨셔스, 비인간 행위자, 기술 활용 등 다양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런케이션을 계획하고 있던 분이 있다면 주목해 주세요😊

추후 안내

Rewind
Studio DAC: 아트 클래스 6.11-6.28
그리기 동양화는 섬세함이 중요하더라고요. 낯선 도구를 다루는 게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참여자들은 모필(毛筆, 짐승의 털로 만든 붓)과 먹에 금세 적응해서 거침없이 쭉쭉 붓질을 이어갔어요. 각자의 생각이 종이 위로 자유로이 펼쳐졌어요. 박지은 미술작가와 함께 동양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본 시간이었습니다🤍
움직이기 갑자기 혼자 춤춰보라고 하면 뭔가 겸연쩍고 민망하죠. 그래서 윤상은 안무가는 제안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처럼 춤추기!” 식물의 움직임 혹은 파트너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따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춤을 추고 있는 서로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나에게만 몰두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한껏 자유로워질 수 있었답니다!

Rewind

두산아트스쿨: 리서치 4.14-8.25

올해 처음 시작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이전 창작 워크숍에 참여했던 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멀티버스-우리 바깥의 우리’라는 주제는 우리가 익히 아는 과학적 이론이 아니라 ‘우리 바깥을 상상해 보자’는 취지로 선정했어요. 지난 두 달간 모임마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시각 예술이나 영화 같은 다른 예술을 감각해보기도 했고요.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 글쓰기 방식을 사용해 보며 내 세계를 확장해 보기도 했어요. 2주에 한 번씩 느슨하게 만나고 있는데도 각자의 자리에서 촘촘하게 시간을 보내고 오는 참여자들 덕에 만남은 늘 인사이트로 가득하답니다! 앞으로도 쭉 이어질 참여자들의 창작 활동과 교류를 응원하며, 프로그램은 8월까지 이어집니다💪

✨ Watching

Studio DAC 1주년 퀴즈 정답 맞추기

우리 조금 더 가까워졌지요? 😉

지난 POST에서 진행했던 퀴즈의 정답을 공개합니다! 정답을 모두 맞혀 추첨이 된 분들에게는 선물 증정을 위한 메일을 발송했으니 확인 부탁드려요📬

1. Studio DAC는 2024년 6월에 개관했다
정답: O
2. Studio DAC의 위치는?
①종로거기 ②종로4가 ③Ringing Saga
정답: 종로4가
3. Studio DAC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 아닌 것은?
①리딩 클럽 ②스몰 토크 ③장학 퀴즈 ④아트 클래스
정답: 장학 퀴즈
4. Studio DAC는 매헌빌딩 몇 층에 있을까요?
①지하 12층 ②지상 1층 ③지상 8층
정답: 지상 8층
5. Studio DAC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①광장시장 ②서울N타워 ③에펠탑
정답: 에펠탑

종로4가 매헌빌딩 8층에 위치해 창밖으로 광장시장과 서울N타워가 보이는 멋진 뷰를 가지고 있으며, 리딩 클럽, 스몰 토크, 아트 클래스 등 소규모 커뮤니티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작년 6월에 개관해 이제 한 살이 된 Studio DAC! 앞으로도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가득 채워둘 테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From Studio DAC ...♥